애플 앱 가격 인상 . . . 킹달러 , 디지털 시장도 흔든다

안녕하세요 버핏이형입니다


디지털 재화의 가격이 오릅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이 쓰는 앱과 인앱 결제 가격이 오릅니다 애플은 9월19일(현지시간) 애플 개발자 홈페이지에 유로존 전역과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앱 및 앱 내 구입 가격의 인상을 공지했습니다 '일부 아시아 국가'에는 한국이 포함됐습니다 단 정기적으로 자동 결제되는 구독 요금의 경우 이번 인상에서 제외됐습니다

애플의 앱스토어 가격 책정 방식은 안드로이드와 좀 다릅니다 구글의 경우 '구글 플레이스토어'에서 판매되는 앱의 가격을 개발자가 정합니다 반대로 애플의 앱스토어는 나름의 가격표 중에서 선택해야 합니다 애플의 규칙을 따라야 하는 방식입니다 0.99달러 단위로만 책정해야 하는데 1티어는 0.99달러 , 2티어는 1.99달러인 식입니다 티어 하나가 올라갈 때마다 1달러씩 오릅니다



여기에 애플은 달러화에 상응하는 각 국가의 가격을 직접 정하고 있습니다 달러를 쓰지 않는 나라일 경우 사실상 애플이 정한 가격에 따라야 하는 셈입니다 이번에 단행되는 인상은 이 환산하는 지점에서 이루어집니다 과거 앱스토어 내 0.99달러짜리 앱을 애플은 1200원으로 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1500원을 내고 0.99달러를 결제해야 합니다 1.99달러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, 2.99달러는 2900원에서 4400원으로 , 3.99달러는 4900원에서 6000원으로 오릅니다

이번 가격 변경으로 한국 앱스토어 이용자의 경우 앱 가격이 약 20~25% 가량 오르게 됩니다 가장 인상폭이 높은 국가는 일본으로 약 30~35% 정도 오릅니다 유로존 국가들은 8~10% 정도 비싸집니다 달러를 기준으로 심는 미국 소비자들만 변화가 없습니다



애플은 가격 변동의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환율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실 속 '킹 달러 현상'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반영된 셈입니다 블룸버그는 "최근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게 이번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보입니다 애플은 올여름에도 맥북 등의 가격을 지역별 통화가치에 따라 인상했다"고 전했습니다



과거에도 애플은 환율이나 세금 , 정부 규제 등의 변수에 따라 국가마다 앱스토어 가격을 다르게 조정해 온 적이 있습니다 영국이 브렉시트를 확정했을 때 애플은 영국 내 앱스토어 가격을 25%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앱 가격 인상은 현실 경제에서 불어닥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디지털 경제로 끌고 올 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미 앱스토어의 인앱 결제 가격이 물가상승률을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

앱 분석기관인 '앱토피아'는 애플 앱스토어의 평균 인앱 결제액이 지난 7월 기존 전년동기대비 40%나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구글 플레이의 인앱결제액 상승률은 9%였습니다 앱토피아는 "해당 기간 물가 상승률이 8.5%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애플 인앱결제액이 급상승한 건 인플레이션보다는 애플의 ATT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"고 분석했습니다



ATT는 앱 운영사들이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추적할 때 반드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도입됐는데 , ATT 시행 뒤 앱 개발사와 퍼블리셔들은 새로운 사용자 확보가 예전만 못한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앱 설치당 유효비용이 증가하게 됐고 ,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인앱결제 가격을 올렸다는 얘기입니다



애플 앱스토어의 가격 인상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상을 견인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앱 개발사가 하나의 아이템을 1000원에 판매한다고 했을 때 플레이스토어는 개발사가 원하는 가격인 1000원을 그대로 책정할 수 있지만 앱스토어에서는 최소 단위인 1500원에 올려야 합니다 당장 500원의 가격 차이가 생기는 데 이 갭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가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차이를 유지할 수 있어도 차후에는 양쪽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플레이스토어의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생깁니다

이미 꽤 많은 디지털 재화들은 가격을 올린 상태입니다 당장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의 일부 요금제를 최대 17%정도 인상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웹툰 등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앱 결제 수수료 인상 부담을 콘텐츠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며 20% 인상했습니다 토종 OTT인 웨이브와 티빙도 상품에 따라 구독료를 15%정도 올렸습니다 그런 와중에 스마트폰 생태계의 큰 축인 앱스토어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습니다